“혼잣말이 집중력을 높여준다고요?”
처음 이 얘기를 들었을 땐 나도 고개를 갸웃했다. 어릴 때부터 혼잣말은 뭔가 ‘이상한 사람’처럼 보일 수 있다는 편견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혼잣말을 의식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스포츠 선수들이 경기 전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듯 말하거나, 발표를 앞두고 혼자 중얼거리며 연습하는 모습은 익숙하지 않은가?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일이 잦았던 요즘, ‘혼잣말 실험’을 직접 해보기로 결심했다. 단순한 실험이 아닌 일상 속 작은 루틴으로 끌어들인다는 목표를 세우고.
혼잣말이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이유는 과학적으로도 여러 연구에서 제시되어 있다.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지시를 내리는 방식(예: “석윤아, 지금은 스마트폰 볼 때가 아니야”)은 두뇌의 자제력과 계획능력을 자극해 충동 억제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또한 말로 생각을 정리하면 ‘행동으로 옮길 준비’를 뇌가 더 빠르게 인식하게 된다.
혼잣말을 통해 잡생각을 줄이고 ‘지금 이 순간’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 이 습관의 핵심이다.
나는 아침 업무 전, 오후 나른함이 몰려오는 시간, 잠들기 전 루틴에 혼잣말을 넣어보았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식이다.
처음 며칠간은 어색했다. 하지만 하루 이틀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내 머릿속 생각을 말로 꺼내는 일’이 반복되었고, 신기하게도 해야 할 일에 대한 몰입도가 높아졌다. 특히 일을 미루던 버릇이 조금씩 줄어드는 게 느껴졌다.
1) 자기지시가 명확해진다
혼잣말은 머릿속 계획을 밖으로 꺼내 주는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다음 행동이 분명해지고 우선순위를 재정비하는 데 도움이 됐다.
2) 감정 조절에 효과적이다
짜증이 날 때 “조금만 참자”, 긴장할 때 “호흡을 천천히 해보자”라는 말은 단순하지만 실제로 효과가 있었다. 감정을 통제하는 힘이 생기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3) 집중 모드 전환이 쉬워진다
해야 할 일을 말로 꺼냄으로써 ‘지금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정확히 떠올릴 수 있었고, 주변 자극에도 덜 흔들렸다.
하지만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 가장 큰 장벽은 **‘민망함’**이었다. 혼잣말을 하면 누가 들을까 신경이 쓰이고, 괜히 스스로 이상해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때문에 집이나 혼자 있는 공간에서만 실천했으며, 사람 많은 곳에서는 속삭이거나 입모양만 내는 방식으로 변형해야 했다.
또한 습관화의 어려움도 있었다. 처음엔 열정적으로 실천했지만, 며칠 지나면 잊는 경우도 생겼다. 결국 스마트폰 메모 앱에 ‘혼잣말 알림’을 설정해놓고, 하루 3번은 꼭 실천하도록 스스로에게 리마인드했다.
혼잣말 습관은 나에게 작은 각성의 도구였다. 생각을 행동으로 바꾸는 전환점이 입 밖으로 나온 말 한 마디에서 시작됐다는 게 흥미롭다.
특별한 도구도, 기술도 없이 단순히 ‘말하는 것’만으로 집중력을 높이고 감정을 다스릴 수 있다면, 시도해보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물론 완벽한 변화는 아니지만, 단단하게 뿌리를 내리는 중이다. 혼잣말은 어쩌면 가장 원초적인 자기개발 방법일지도 모른다. 조용히 입을 열고 스스로에게 말을 건네보자. 그 짧은 말이 생각보다 큰 힘을 가진다.